칼럼
(기고) 당신의 청렴은 안녕하신지요?
글, 김재진 한국농어촌공사 장성지사장
기사입력: 2023/04/03 [10:52] ⓒ ontoda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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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위원장 전현희)가 국제투명성 기구(TI)에서 2022년도 대한민국의 국가 청렴도(CPI)는 세계 31위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었다고 발표(2023.1.31.자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번 결과는 국가청렴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그간 법과 원칙을 강조한 現정부의노력의 결과로 6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여기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 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국가청렴도(CPI, 국제투명성기구가 1995년부터 매년 국가별 공공, 정치 부분에존하하는 부패수준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국제 반부패 지표) 를 평가하여  대한민국은 31위를 기록한 것으로 청렴도 점수가 상승한 것은 맞으나, (*17년 51위(54점), 18년 45위(57점), 19년 39위(50점), 20년 33위(61점), 21년 32위(62점) ) 세부점수를 보면 덴마크는 90점으로 1위, 홍콩은 76점으로 12위, 일본은 73점으로 18위인데 우리나라는 63점으로 상위에 있는 국가들과는 여전히 점수차가 크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청렴(淸廉)이라는 문제를 보다 쉽게 접근하려면 원 단어의 어원(御苑)부터 살펴보게 됩니다. 사전적 의미는‘성품과 행실이 고결하고 탐욕이 없다’로 되어 있고, 특히 공직자의 경우는 청렴의무로‘공무원이 직무와 관련 직·간접을 불문하고 사례·증여·향응을 수수할 수 없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도 공공기관으로서 업무수행시 공직자와 마찬가지로 청탁금지법이나 이해충돌방지법의 적용을 받고 있고 각종 업무에서 투명성과 청렴의무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사례와 금품수수 또는 향응을 하지 않고, 이해청탁에 관련되지 않으니 나는 부패한 공직자가 아니고 청렴한 것 아닌가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여기서 우리는 청렴이란 단어에 가치 기준을 맞추다 보니 보다 적극적인 청렴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하는 측면이 있어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그러면 돌아와서 자문합니다. 당신은, 우리는, 나는 청렴한 공직자 입니까? 

 

대부분은 아마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를 관련 법령과 제규정에 맞춰 청렴한 업무수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최근 청렴의 의미는 법령 및 규칙으로 규정한 사회적 의무를 위반한다는 ‘소극적 의미의 부패’에 대한 반대개념을 더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뇌물수수나 횡령·배임 또는 예산낭비를 하지 않는 청렴의무에서 국민 기대수준 향상과 글로벌 스탠더드 변화로 전통적 청렴의무를 더하여 연고·온정·알선청탁, 이권개입과 사익추구, 고객관리 소홀, 정책결정 불투명·불공정및 공익침해나 이해충돌 모두를 이제는 청렴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는, 과연 누구라도 겪을 수 밖에 없는 연고, 지연, 학연, 혈연에 얽매이지 않고 있는지요?과연 이권개입을 하지는 않았어도 고객관리나 민원업무에 소홀하지 않았는지요? 과연 우리가 수행한 업무가 관행적인 업무처리라는 미명아래 제대로 된 정책 결정없이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는지요?

 

청탁금지법과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시행 이후 공직사회의 청탁이나 뇌물문화가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공직자가 자신의 사적이익을 공무를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부패행위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위반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전남 장성의 황룡강변의 수려한 경치를 끼고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강변을 걸어 출근을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 푸른 황룡강을 굽어 보며 묵묵이 장성을 지켜보고 있는 조선의 문신이자 우리장성 출신인 박수량 선생(1491~1554)의 청백리(淸白吏) 정신을 잃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경외와 두려움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긴 호흡을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박수량 선생은 조선의 재상까지 올랐으나 사후 장사치를 비용도 없이 곤궁하여 겨우 장사를 지낼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다 간 선비로 선생의 유지에 따라 명종임금이‘박수량의 청렴을 알면서 새삼스럽게 비석을 새긴다면 오히려 그의 청백함을 잘못 알 수 있으므로 글자없이 그대로 비석을 세우라’하여 지금의 박수량 백비가 되어 현재도 많은 후대인들이 그의 높은 뜻을 받들고 기리고 있는 것입니다.

  

아침 저녁 쌀쌀한 기운이 옷깃을 스치긴 하나 이내 잠시 봄의 향연인 벚꽂들이 자웅을 겨루듯 황룡강변을 물들이는 완연한 봄이 왔습니다. 

 

과연 오늘... 당신의 청렴은 안녕하신지요?

 

글, 김재진 한국농어촌공사 장성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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